사라지는 것들을 위하여
10년 정도 영국에 살면서 가끔 고향인 서울에 돌아올 때면 자주 가던 곳이 없어졌거나,
동네에 좋아했던 정원 있던 남의 집이 네모난 원룸텔로 바뀌어 있는 일이 더 크게 느껴질 때가 있었습니다.
어느 여름, 재개발이 걸려있는 우리 동네의 좁은 골목들을 찬찬히 돌아다니며 오래된 작은 집들의 각각 다른 색의 지붕, 벽들과 문들을 기록하였습니다.
런던에 돌아온 뒤 어쩌면 아무도 관심 없을 수도 있는, 사라지면 누구도 기억하지 못할 이 풍경들에 대한 작업을 하고 싶었습니다.
새로운 것이 싫은 것도 아니고 편리한 것이 좋기도 하지만 오래된 것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.
나의 사랑하는 서울이 바뀌어가는 현상들을 바라보면서 느낀 여러 감정들을 담았습니다.